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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냥남매/겨울에 온 손님

우리동네 길냥이

by +소금 2017.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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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길냥이




이 동네로 이사를 오고 처음 본 길냥이는 차를 타고 나가는 중에 동네 입구 길가에 서있던 성묘 고양이였습니다멀리서 본 탓에 털 색깔을 정확히 보지는 못했지만 올고등어 스타일의 어두운 색이었습니다그 녀석을 처음 보았을 때 시골에도 길고양이가 있기는 하구나 생각했습니다그때까지만 해도 읍내에 나가면 간혹 길고양이들을 보기는 했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이사간 지 꽤 되도록 길고양이들을 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밥먹는 초동이


초동이를 내쫓고 밥먹는 길손이



그 녀석을 목격한 이후로 조금씩 고양이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기 시작하자 이 동네 고양이들의 모습을 하나둘씩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두 번째로 보게 된 고양이는 노란색 치즈태비 고양이었는데 이 녀석이 초동이와 거의 같은 시기에 보게 된 녀석이었습니다이 녀석이 바로 초동이가 밥을 먹다가도 부리나케 도망가느라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없게 만든 장본인 아니장본묘였습니다우리집을 자주 왕래하는 녀석인지라 우리는 녀석에게 길손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사람을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고 일정 거리를 두는 녀석이었기에 마음이 가던 녀석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녀석은 건너 마을 마을회관에도 나타나서 먹을 것을 얻어 먹고 다니는 넉살 좋은 녀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녀석은 다음해 여름을 넘기지 못하고 운명을 다하게 되었습니다녀석의 최후를 보지는 못했지만 어머니가 동네 사람들을 통해 전해들은 바로는 우리집에서 가까운 이웃집에서 병아리들을 사다가 키우려고 했는데 그 병아리들을 길손이가 해쳤다는 이유로 쥐약을 놓아 그 쥐약을 먹고 죽었다는 것이었습니다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적잖은 문화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시골은 도심보다 사람이 적고 환경도 좋아서 도심의 고양이들 보다는 오래 살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실상 시골의 고양이들은 독극물에 의에 죽임을 당하거나 도로에서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길손이2



그렇게 길냥이 급식소를 시작하게 만들었던 초동이의 식탐 방해꾼 길손이는 이름처럼 잠깐 우리 곁을 스쳐 지나듯 떠나가버린 나그네가 되었습니다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길손이가 초동이의 밥을 자주 빼앗아 먹는 탓에 이를 불쌍하게 생각한 우리가 초등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한 것이었습니다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초동이를 그대로 두었다면 먹성 좋은 이 녀석도 동네 사람들이 놓은 쥐약을 먹고 길손이처럼 오래 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인생사만 새옹지마가 아니라 초동이 녀석에게도 새옹지마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된 것 같습니다.


초동이 아빠로 추정


우리는 초동이의 입양을 결정하고 녀석을 사로잡을 방법을 찾았는데 포획틀에 미끼를 매달아 놓으면 잡을 수 있다는 말에 인터넷으로 포획들을 주문해 놓고 녀석의 포획 작전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우리 생애 첫 고양이였던 가을이는 길에서 구조되어 임시 보호하고 있던 분들에게 입양을 한 터였기에 우리가 직접 구조를 가장한 포획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아무런 경험도 없고 앞으로 닥쳐올 일들이 어떠할지 알지 못한 채 그저 막연한 동정심과 안타까움으로 녀석을 사로잡았습니다그러나 사실상 우리가 사로잡힌 것이라는 사실을 해가 바뀌고 나서야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냥이주인




초동이를 내다보는 가을이

가을이와 마주보다 찍힌 초동이


우리집에 들어온 지 6일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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