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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살이/내 집을 찾아서

11 내 집을 찾아서 3

by +소금 2014.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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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내 집을 찾아서 3


 




세 번째로 집을 보러 간 곳은 공주에 위치한 집이었습니다. 

이때부터는 다음이나 네이버의 부동산 포털에서 벗어나 네이버 지도에서 부동산을 검색해서 부동산 홈페이지를 직접 찾아서 집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다음이나 네이버의 포털을 이용했는데 그곳에 등록된 집들은 다소 제한적이었으나 부동산에서 직접 운영하는 홈페이지에는 다음이나 네이버에는 없는 물건들이 많았기 때문에 점차 부동산의 홈피를 검색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공주의 한 부동산 홈페이지에서 1억짜리 매물을 보게 되었는데 거의 40평 대에 슬라브주택이었습니다. 그때는 슬슬 집을 보러 다니는 것이 지치기도 했었고 이 집 저 집을 보면서 집을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마음도 낮아지기 시작했던 터라 이쁘지는 않아도 사진으로만 보기엔 그런대로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집을 보러 가기로 하고 1시쯤 도착해서 부동산 사장님과 함께 집을 보러 갔는데 집을 보러 가는 도중에 사장님의 너무나 느릿느릿한 운전 솜씨로 속이 터져 죽는 줄 알았습니다. 간혹 운전을 느리게 하시는 분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간 다녀본 중에 최고로 차를 느리게 모시는 분이었는데 이 사장님은 공주가 처가이고 얼마 전까지 서울의 목동에서 살다가 처가의 동네로 이사를 하면서 부동산을 운영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느릿느릿한 속도로 사진으로 보았던 매물로 향하는데 진입로가 너무 좁아서 이삿짐 차가 들어오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집에 도착하여 둘러보니 역시 사진만으로 본 것과는 너무 차이가 있었습니다. 사진에서는 왠지 집 앞에 시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에 주변 여건을 보자마자 실망감이 앞섰습니다. 집 앞으로 도로가 있기는 했지만 산과 산 사이의 골짜기 기슭에 지어진 집이어서 집 바로 앞으로 산밖에 보이지 않았고 집안으로 들어가니 화장실 등 내부 손질을 할 곳이 너무 많은 집이었습니다. 부동산 사장님의 말로는 그 집에 살고 있는 세입자가 나가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일부러 살림살이를 치우지 않고 어지럽게 해놓은 것 같았습니다. 가격대는 무척 쌌지만 여러 가지 조건들을 보고서는 다음에 연락을 드리겠다고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면서 공주 지역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다른 지역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네 번째로 돌아본 지역은 태안 지역이었는데 태안은 기름 사고가 나기 전에 자주 배낚시를 하러 가던 곳이었기 때문에 다소 친숙한 지역이기도 했습니다. 태안 지역 역시 부동산 홈페이지를 통해 매물을 알아보았는데 1억 4천의 전원주택으로 지어진 멋진 집이 있었습니다. 그 동안 보아온 집들에 비해 집이 상당히 깔끔하고 2층으로 지어진 경량철골조였는데 사진으로는 맘에 쏙 드는 집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집의 사진을 보여주고 의견을 물었더니 사진을 보시고 흥미를 보이시기에 함께 집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부동산 사장님과 1시쯤으로 약속 시간을 잡고 함께 집을 보러 갔는데 집 자체는 그런대로 좋았는데 문제는 사진에 나오지 않는 집 뒤편으로 보이는 전선이 지나는 높은 철탑과 텃밭을 원하던 어머니의 뜻만큼 땅이 넉넉하지 못한 점이었습니다. 집 뒤편으로 가까운 곳에 묘소가 자리잡고 있어서 집이 잘 나가지 않았던 것 같은데 저희는 묘지 같은 것에는 별로 거부감이 없었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텃밭을 꾸밀만한 공간이 전혀 없다는 것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때는 잘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시골의 집은 농가주택과 전원주택을 가장한 단독주택 그리고 전원주택으로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 전원주택은 2억 5천이 넘어가고 충분한 정원과 텃밭도 어느 정도 갖추어진 반면 전원 주택을 가장한 단독주택은 집 자체는 전원주택에 가깝지만 주변의 여건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가격도 1억~2억 정도에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주변 여건이나 접근성에 따라 몇 천 만원씩 차이가 나는데 그 당시에는 그것을 자세히 몰랐습니다. 다만 어머니는 텃밭의 조건이 맞지 않아 그 집을 원치 않았고 저는 집 뒤의 철탑이 마음에 걸려서 그 집을 원치 않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막상 시간이 많이 남아 아내의 핸드폰으로 자주 보던 다른 부동산의 주소를 알아내서 그 부동산으로 향했습니다. 서울의 부동산이야 아무 곳이나 들어가서 매물이 있으면 보자고 하면 그만인데 지방의 경우에는 반드시 하루 전에 미리 연락을 하지 않으면 집을 거의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때는 그런 것도 모르고 그냥 무작정 주소만 찾아 부동산을 방문했는데 부동산 사장님도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직원의 연락으로 조금 있다가 부동산 사장님이 오기는 했지만 집을 보여주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경험이 미숙한 탓에 서울 부동산의 환경만 생각했지 지방 부동산의 환경을 몰랐던 터라 내가 원하는 조건만 말하면 쉽게 집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다가 집을 보여주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을 알고 속으로 기분 나빠하며 그 부동산을 나왔고 한동안 그 부동산은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부동산에 많은 매물이 있었기 때문에 정보만 얻는 용도로 부동산 홈페이지를 참조하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그 부동산을 나온 뒤 운전하는 동안 아내에게 다른 부동산을 검색해 보라고 하여 서산 시내에 있는 한 부동산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부동산 역시 집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서는 그리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그래서 앞의 부동산과 같은 상황이 될 것 같아서 부동산 사장님에게 오늘 다른 부동산에 계약을 하려고 계약금을 가지고 왔는데 부동산에서 집 뒤에 철탑과 묘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 모르고 가보니까 집 바로 뒤에 묘지와 철탑이 있어서 계약을 포기하고 왔다며 혹시 주변에 매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바로 부동산 사장님의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계약금을 가지고 왔다는 말에 부동산 사장님의 태도는 급변하면서 몇 군데 있는데 지금 바로 가보자고 해서 그 사장님의 차를 타고 서산 주변의 매물을 보러 갔습니다.

첫 번째 보여주신 집은 전원주택 단지로 조성되어 있는 집이었는데 1억 7천 5백에 나온 집이었습니다. 집도 넓었고 조경도 잘 되어 있었는데 첫 번째 집과 마찬가지로 텃밭이 너무 작았습니다. 어머니의 불만은 텃밭에 있었고 제 불만은 전원 단지다 보니 주변에 집들이 많은 것이 싫었습니다. 

시골살이를 하게 되면 조금 한적하고 사람이 별로 없는 곳으로 가고 싶었던 제 마음과는 일치하지 않았기에 그 집을 마음에 두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괜찮았던 집이었음에도 당시에는 어머니나 제 마음에 차지 않아 포기를 했던 집입니다. 

그 텃밭 때문에 마음에 안 들어 하자 다른 집을 보여주셨는데 황토벽돌로 벽체를 쌓고 기와를 올린 아담하고 예쁜 집이었지만 공주에 있었던 집과 마찬가지로 골짜기에 지어진 집으로 시야가 너무 좁았고 가격도 1억 8천이었는데 위치에 비해 너무 비싼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 집을 보여주셨는데 외형은 예전의 슬라브 주택처럼 빨간 벽돌에 가짜 기와모양의 지붕을 얹고 내부에는 황토 벽돌로 마감을 한 집이었습니다. 집 옆으로는 충분하다 못해 다소 넓게 느껴지는 텃밭이 있었는데 세 집 중에서 집 모양은 제일 별로였지만 우리가 원하는 조건에는 가장 근접한 집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집을 계약하기로 하고 부동산 사장님에게도 마음에 드니 집에 가서 상의를 하고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계약을 하겠노라고 하고는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정말 주변의 여건을 알아보기 위해 네이버 지도를 검색하다가 차를 타고 이동할 때는 보지 못했던 주변의 레미콘 공장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집을 갈 때는 다른 도로로 갔기 때문에 그 공장을 보지 못한 것인데 지도로 거리를 재보니 시야에 보이지는 않아도 직선거리가 고작 200m밖에 안 되는 거리였습니다. 부동산 사장님에게 분명 건강이 좋지 않아 귀촌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두었는데도 200미터 안에 있는 레미콘 공장의 존재 여부를 알려주지 않은 것이 무척이나 불쾌하고 기분이 나빴습니다. 이건 몰라서 안 알려준 것이 아니라 고의로 숨겼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부동산 사장님이 이야기하던 집주인의 사정도 전혀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 왜 레미콘 공장이 있는걸 안 알려줬느냐고 따졌더니 한다는 소리가 계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도 어이가 없었지만 그런 태도에 더 이상 이야기를 해봐야 소용 없겠구나 싶어서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집을 사기 위해서는 더 자세히 정보를 검색하고 계획적으로 준비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한동안은 지방에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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