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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살이/내 집을 찾아서

10 내 집을 찾아서 2

by +소금 2014.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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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내 집을 찾아서 2




처음 집을 알아보기 위해 서천을 향했다가 실망감을 안고 돌아온 그 주에 우리는 다시 집을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뒤졌고 이번에는 충남이 아니라 충북 지역의 부동산을 찾아 역시 부동산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여러 집 중에 마음에 드는 집 두세 군데를 보러 가겠노라고 전화를 한 후 부동산을 방문했습니다.

그 부동산은 제천에 있는 하늘부동산이었는데 사장님하고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집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는데 집을 보기 위해 이동하는 동안에 부동산 사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의 말투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시기에 충청도 분이 아니시구나 했는데 자신의 처가가 바로 제천이고 자신은 자신이 나고 자란 경상도보다도 제천에 더 정이 간다고 말씀하시면서 귀촌을 하게 되면 갖추어야 할 자세와 이웃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전에 갔던 부동산 사장님의 경우는 거래를 성사시키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지만 제천의 사장님 같은 경우는 거래의 성사 유무보다는 정말 타 지역으로 이사해 낯선 환경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덕에 정말 신뢰할 만하다고 느꼈고 이제껏 만나본 부동산 사장님들 중 가장 호감이 가는 분이었습니다. 

그분이 해준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골자는 시골 사람들을 존중해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인사만 잘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이라면서 서울에서 온 사람들은 정말 이웃에게 먼저 인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시골에서 적응을 못해 오래 못 버티고 다시 되돌아가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어떤 분들은 인사는 잘 했는데 이사 왔으니 마을 분들에게 한턱 낸다며 잔치를 벌이다 정작 그 잔치에서 자기 자랑만 하다가 마을 분들에게 미움을 받고 역시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서울로 올라갔다고 하시며 너무 잘난 체를 하게 되면 도리어 미움을 받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사장님이 처음 소개해 준 집은 캠핑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던 집이었는데 외진 곳이었고 주변에 집도 별로 없어서 조용하기는 했지만 사진으로 봤을 때와 너무 다른 풍경에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충북 집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거실에 화목난로가 자리잡은 경우가 많았는데 아무래도 충북은 겨울에 추위가 심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마음에 두었던 집은 두 번째 집이었는데 이 집은 마당이 약간 경사지긴 했어도 넓은 마당에 햇볕도 잘 들어오는 남향의 집이었습니다. 이 집은 건축은 다 해놓은 상태였지만 세금을 아끼기 위해 준공을 내지 않고 매입자의 이름으로 준공을 내려고 아직 보일러를 설치하지 않은 집이었고 1억 6천에 내놓은 집이었습니다. 

집을 다 보고 부동산으로 돌아와서 이것 저것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저는 집을 사게 되면 1억 6천이니 중개수수료가 80만원 정도 될 것이라 생각하고 부동산 사장님에게 150만원 정도 복비를 드릴 테니 가격을 흥정을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사장님께서 애매한 웃음만 지으시곤 대답을 안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일반적으로 서울에서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단독주택의 경우 0.5%인데 충청도 지역의 복비는 대부분 0.9%를 받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제가 선심을 쓰듯 150만원을 드린다고 하니 이미 그 지역에서 받는 일반 수수료와 거의 비슷했기 때문에 애매하게 웃으셨던 것입니다. 제가 크게 선심 쓰는 척 하며 매매가를 흥정해 보라고 하니 아마도 기가 찼을 것입니다.

어찌됐건 법정 수수료보다 더 많이 요구를 하고 있었지만 이것은 그 부동산 사장님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모든 충청지역의 부동산들은 0.9%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아예 대놓고 200~300만원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다음주 월요일에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집을 보여드리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계약을 하겠노라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집에 돌아와서 어머니께 인터넷으로 집의 모양을 보여드리며 월요일에 가서 집을 보자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제서야 충북 지역은 싫다면서 충남 지역으로 가고 싶다고 집을 보러 가지 않겠노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지역이나 상관 없다고 하시더니 막상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고 하니까 지역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시는 통에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제천으로는 가지 않겠다고 하셨고 어쩔 수 없이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가 충북으로는 가지 않겠다고 하셔서 가지 못하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충북 지역에 대한 마음은 접어야 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그 집을 계약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인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는 그다지 집을 많이 보러 다닌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에 대한 개념도 부족했고 이것 저것 따질 능력도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계약을 했더라면 지금처럼 많은 부분을 보지 못하고 덥석 계약하고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것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충북지역은 우리와 상관 없는 곳이 되어버렸고 다시 내 집을 찾아 헤매는 여정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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