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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살이/내 집을 찾아서

13 내 집을 찾아서 5

by +소금 2014.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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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내 집을 찾아서 5




이사를 위해 집을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 14년 1월말부터인데 이때는 정말 아무런 경험도 없이 집을 알아봤던 때였고 시간이 가면서 스킬은 늘었지만 9월 20일이 전세 계약 만기일이었기 때문에 마음은 조급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았을 때에는 여유가 있다 보니 어지간한 집들은 성에 차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조급해지면서 눈도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9월이 만료일이어도 사고자 하는 집의 세입자나 주인이 집을 구할 시간을 한 두 달 정도는 줘야 하고 이사를 가기 전에 수리를 하거나 손을 보아야 할 시간도 필요했기에 실상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5월로 접어들면서 매물도 뜸하게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러한 조급함은 더 심해졌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리가 처음으로 찾아갔던 보령의 한 부동산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한 집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그 부동산을 다시 가기는 싫었기 때문에 그 주변에 다른 부동산의 홈페이지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부동산을 뒤지다 보니 다른 두 군데의 부동산에도 그 집이 매물로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정보를 통해서 그 집의 위치와 주소까지 찾아내게 되었습니다. 그 주소를 토대로 등기부등본을 떼어보고 국토 실거래가 사이트를 통해 그 집이 1년 전에 이전 주인에게서 현재의 주인에게로 1억 2천에 거래가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소를 안다고 할지라도 무턱대고 찾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매물로 나온 부동산 중에 가장 멀리 있었던 부동산 사장님에게 전화를 하여 집을 보고 싶은데 주소는 어딘지 알고 있으니 집을 보러 가겠노라고 집 주인께 이야기를 전해주시면 안되겠느냐고 문의했더니 이미 주소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는지 순순히 그러자고 하셔서 그 집을 방문을 했습니다.

사진에서처럼 정원이나 밭은 참으로 잘 꾸며져 있었는데 그에 비해 집 자체는 그리 좋은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창고라든지 외부적인 여건은 좋았지만 집의 내부 구조가 불편하게 되어 있고 보기보다 집도 좁았으며 천장의 높이도 너무 높아 여러 가지로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때 어머니도 함께 집을 보러 갔었는데 어머니와 아주머니가 대화를 하시는 내용을 들어보니 집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와 자기가 이 집을 짓고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설명을 하는데 신뢰가 딱 떨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산 게 불과 1년 전인데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꾸민 것처럼 말해 신뢰가 가지 않았고 1억 2천에 매매된 그 구조의 집을 4천이나 더 주고 구매할 수는 없었습니다. 

집을 알아보다 보니 집이 어떤 재료로 지어졌느냐에 따라 평당 단가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목조로 지은 주택이 가장 비싸 대략 평당 400~500만원의 건축비가 들고 그 다음으로는 콘크리트 벽돌조로 평당 단가가 300~350만원 정도 하고 경량철골조로 지어진 집은 220~28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보았을 때 우리가 보러 간 집은 30평 조금 못되었지만 30평으로 계산해도 건축비는 7천 5백 만원 정도에 밭이나 정원을 계산해도 1억6천은 무리였습니다.

이날은 이 집과 함께 서천의 한 집도 보기로 했었는데 이 집은 시간을 꼭 맞추어서 가달라는 부동산의 부탁이 있었지만 막상 찾아갔더니 집안의 내부조차 구경할 수 없었습니다. 그 까닭은 그 집의 아들은 팔기를 원하고 그 집에 살고 있는 노인분들은 팔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허탈하게 집도 보지 못하고 집주인 노인분의 하소연만 실컷 들어야 했고 돌아오는 길에 그 주변의 다른 부동산에 들러 몇 군데 집을 돌아보았지만 대부분 제가 이미 인터넷을 통해 본 집들이었기에 별반 마음에 드는 집을 찾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이 집을 끝으로 장시간 차를 타고 집을 보러 다니는 것에 체력적 한계와 심적 실망감으로 인해 이후로는 집을 보러 다니지 않으셨고 며느리의 사진 스킬을 믿으시고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찍어오라고 하시며 내 집을 찾는 고행에서 이탈해 버리셨습니다. 

실제로 집을 보러 다니는 일은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일입니다. 집을 보러 출발할 때는 부푼 기대를 안고 출발하지만 정작 마음에 드는 집을 찾지 못하고 돌아올 때에는 그 길이 그렇게 허탈하고 피곤하게 느껴질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내 집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하는 안타까움과 언제까지 이렇게 발품을 팔아야 하나 하는 마음이 교차하며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지치고 피곤하게 됩니다.


그 즈음 부동산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가 거의 바닥이 나고 있었고 어느 정도 발품도 팔아봤기 때문에 불현듯 홈페이지가 없이 전화번호만 있는 중개업소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홈페이지는 없고 연락처만 있는 서천의 한 부동산을 찾아 언제 가겠노라고 약속하고 하루 전날에 미리 도착해서 내일 오기로 한 사람인데 미리 왔노라고 저녁식사 할 곳을 추천해달라고 하여 부근의 횟집을 소개받아 저녁을 먹었는데 역시 그 지역에 사시는 분이신지라 싸고 맛 좋은 집을 소개해주셔서 정말 맛있게 저녁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그 부동산 사장님께 세 곳의 집을 소개를 받았는데 그 중에 두 집은 이미 인터넷으로 보았던 집들이었고 그 중에 한 집은 인터넷에는 없는 집이었습니다. 두 집은 가보지는 않았지만 이미 여러 가지 정보로 대상에서 제외된 집이었지만 한 집은 집도 깔끔하고 보일러도 화목 보일러가 설치되어 있었고 구조도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집이었습니다. 마침 집주인도 출타를 하고 안 계셔서 집을 편하고 자세하게 구경할 수 있었고 여러 가지 여건이 우리에게 딱 맞는 집이었습니다. 

이 집을 두 번째로 본 집이었는데 세 번째 집도 보여주시겠다며 왔던 길로 가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운전을 하시는데 200미터 정도 떨어진 위치에 아스콘 공장이 있었습니다. 분명 부동산 사장님은 알고 계셨을 것인데 말을 해주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만약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면 모르고 지나쳤다가 계약을 하기로 하고선 서울에 올라와서 지도를 찾아보고 실망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가 먼저 발견을 했고 여러 가지 여건상 적당한 집이었음에도 포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집이었습니다.

서천 지역만 서너 번을 다녀온 것 같은데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서천 지역은 집이 그다지 많은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서천 지역의 부동산 사장님들은 대개 차라리 땅을 사서 집을 지으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러나 집을 알아보기 위해 만났던 집주인들 중 자신이 스스로 집을 건축하신 분들은 거의 건축이 쉽게 볼게 아니라면서 다시는 집을 안 짓는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셨습니다. 

물론 집을 짓는 것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집을 짓을 수 있고 꾸밀 수 있겠지만 집이 지어지는 몇 달 동안 그 먼 거리를 왕래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그 주변에 임시로 집을 얻고 집을 짓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더욱이 건축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건축하는 과정에서 처음에 계약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게 된다는 것은 여러 경로를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결 같은 부동산 사장님들의 건축하라는 부채질에도 단호하게 싫다고 대처를 했습니다.

결국 이날도 마음에 드는 집을 한 채 보았지만 주변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하고 허탈한 귀가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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