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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살이/내 집을 찾아서

14 내 집을 찾아서 6

by +소금 2014.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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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내 집을 찾아서 6





서천을 다녀온 뒤로 다시 이곳저곳을 살펴보다가 이전에 보기는 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지나쳤던 집들을 다시 검색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 지은 전원 주택들은 전에도 여러 개가 있었는데 새집의 경우 환경호르몬이나 하자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새집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원하던 집은 지어진 지 5년 이내의 집들이었기 때문에 새집들은 대부분 사진만 봤을 뿐 자세한 정보를 찾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있었고 매물로 새로 등록되는 집도 별로 없는 상황인지라 전에 흘려 보낸 매물도 다시 살펴봐야겠다는 심정으로 집을 살펴보다가 태안에 1억5천과 1억8천, 2억 이렇게 세 집을 보고 싶어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마음에 두고 있던 집은 2억과 1억 5천 두 집이었는데 1억 5천인 집에 대해서는 부동산 사장님의 태도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보여줄 수는 있지만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집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일단 세 집을 모두 보기로 하고 다음날 아침 10시쯤에 부동산으로 가겠노라고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매물 하나는 다른 부동산에만 나와 있는 매물인지라 다른 부동산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자 하는 매물번호를 알려드리고 집을 보기 원한다고 했더니 그 부동산의 사장님은 주소를 알려주시면서 집주인과 약속시간을 잡아주고 가서 보고 전화 달라고 하셔서 오후에 가는 것으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다른 부동산과 달리 주소를 알려주면서 직접 가라고 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기 때문에 부동산에 호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부동산의 매물은 서산 지역이었고 먼저 약속한 부동산의 물건은 태안이었기 때문에 오전에 태안의 집들을 보고 오후에 서산의 집을 보는 것으로 코스를 잡고는 태안에 있는 집들의 정보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2억짜리 집은 매물로 나온 지 며칠 되지 않은 것이라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고 나머지 두 집은 정확한 주소를 찾아내서 지도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1억 5천짜리 집은 산속 깊이 자리잡은 탓에 버스 정류장도 몇 키로 이상 되는 거리였고 본채에 방 두 개에 별채에 방이 따로 한 개가 있기는 한데 별채는 난방시설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집이었고 무엇보다 텃밭이 별로 없는 집이었습니다. 결국 도로에서 너무 깊이 들어간 것과 텃밭이 거의 없다는 점을 알게 되어 그 집은 마음속에서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1억 8천짜리의 집은 만리포 가는 길에 위치에 있었는데 도로 바로 옆의 집이었습니다. 사진상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1층에 방 두 개에 2층 천제가 큰 방으로 되어있어 꽤 넓어 보였습니다. 

이렇게 주소를 찾은 다음에 마누라에게 어차피 내일 아침에 출발하느니 저녁에 출발해서 그 집을 밤에 한 번 보고 부근에서 숙박을 하고 여유롭게 움직이자고 하여 저녁에 태안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본래 집을 볼 때에는 낮에도 가보고 밤에도 가보고 비가 오는 날에도 가보고 여러 번 가봐서 마음의 결정을 하라고 되어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두고두고 집을 보러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지금 거주하는 집과 구하고자 하는 집의 위치가 멀면 멀수록 더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저녁에 출발해서 그 집의 밤의 모양을 보고 아침에 부동산 사장님과 낮의 모양을 보려고 저녁에 출발을 했던 것입니다. 지도를 통해 주소를 확보한 탓에 쉽게 집을 찾을 수 있었고 또 신축 매물인지라 아무도 살지 않아 집 주변을 살펴보기 좋았습니다. 가서 보니 일단 저녁에 찾은 태안의 밤하늘은 참 절경이었습니다. 어릴 적 어느 해수욕장에서 보았던 쏟아질 듯한 별빛까지는 아니었지만 결코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찬란한 별빛들이 정말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집은 문제가 있었는데 비록 도로 주변이기는 했으나 자그마한 언덕의 기슭을 깎아 집터를 잡다 보니 도로가 집보다 높은 위치에 있었고 옆으로 작은 농원이 하나 있었는데 퇴비를 주었는지 소똥 냄새가 진하게 풍겨오고 있었습니다. 일단 지리적인 여건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약속을 했기에 저녁에 주변의 숙박업소에서 자고 다음날 부동산을 방문하여 1억 5천짜리는 빼고 두 집만 보겠다고 하고는 사장님의 차를 타고 전날 밤에 본 1억 8천짜리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래도 한 번 본 집이라 내부를 더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는데 1층 내부는 그런대로 만족했지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2층의 난방시설 등 손봐야 할 곳이 너무 많은 집이었습니다. 사실 이 집이 건축된 것은 거의 2년이 다 되어가는 집이었는데 역시 매매가 안 되는 집은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집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고 2억짜리 집을 보러 갔는데 그 집은 본채에 방 두 개와 하우스 별채가 따로 있고 그 사이 밭에다 싸구려 소나무를 잔뜩 심어 놓은 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부동산의 매물도 아니었는지 본래의 부동산 분들도 와서 기다리고 계셨는데 집주인에게 내용을 들어보니 하우스 집을 먼저 짓고 그곳에서 기거하면서 본채를 건축하여 거주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부동산에서 기재한 정보로는 방 세 개에 하우스라고 되어 있어서 본채에 방이 세 개인 줄 알았는데 별채에 방 한 개를 쳐서 3개라는 탓에 제가 기대한 것과는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이었고 더 황당했던 것은 부동산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가격은 2억이었는데 실제 그 주인이 내놓은 가격은 2억 5천이었던 것입니다. 가격도 안 맞았지만 방도 제가 바라던 환경이 아닌지라 어쩔 수 없이 돌아서는데 2억인 줄 알고 있다가 2억 5천으로 올라버린 집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우리의 표정을 읽었기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부동산 사장님이 아직 홈페이지에 올려놓지 않은 따끈따끈한 매물이 있다면서 그곳으로 우리를 안내했습니다. 

그 집은 집주인이 내놓은 가격은 2억이었지만 1억 9천까지는 깎을 수 있다면서 집을 보았는데 다락방까지 쳐서 방이 네 개나 되고 밭도 넓었지만 마당이 좁고 진입로가 좁은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매물들의 위치가 부동산과 대부분 가까운 곳에 있었던지라 점심 시간이 되기도 전에 모든 집을 보았고 생각해보고 연락을 드리겠다고 하고는 서산으로 향하는 길에 밥을 먹고 약속한 시간에 다른 부동산에 문의했던 집으로 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집은 서산시 고북면에 있었던 집인데 집주인이 1억 9천에 내놓은 벽돌 슬라브 형태의 집이었는데 건축된 지 10년이 넘었고 전면이 탁 트인 집이었습니다. 그러나 집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싼데다가 집주인은 그 이하로는 절대 팔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결국 그 집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날도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고 돌아온 뒤로 또다시 서산의 여러 부동산을 뒤져보다가 처음 지나는 길에 방문했을 때 집을 보여줄 의지가 없어서 결국 그냥 돌아 나왔지만 많은 매물을 가지고 있었던 부동산의 매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부동산은 별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매물이 올려져 있는 홈페이지라 자주 들어가서 정보를 얻고는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 부동산에만 올려져 있는 매물이었는지라 그 부동산을 통하지 않고는 매물을 구경할 수 없었고 또 처음에 방문했을 때는 미리 연락을 주지 않으면 집을 보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우리도 알지 못했던 때였기에 그런 저런 이유로 마음을 돌려 그 부동산에 연락을 하고 매물을 보고 싶다고 약속을 잡아 다시 서산으로 내려갔습니다. 

그곳에서도 여러 집을 보여주었지만 그날은 마음에 드는 집이 하나도 없어서 결국 그냥 돌아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에 드는 매물을 발견하고 다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토요일이었는데 집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그 집 하나 보겠다고 부동산에 연락을 하고 바로 서산으로 내려갔습니다. 그 집이 매물로 나온 지는 좀 되었고 또 앞서 집을 보고 온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당일에 연락을 했는데도 바로 내려오라고 하셔서 바로 집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집은 해미읍성이 있는 별마을이라는 동네의 한 집이었습니다. 그날은 부동산 사장님이 아니라 직원분과 함께 집을 보러 갔는데 가시는 도중에 매물에 나와 있는 가격은 1억 8천이지만 1억 6천까지는 맞출 수 있다고 하시길래 우리는 혹하는 마음에 더 기대를 하였습니다. 집도 참 아담하니 좋았고 텃밭도 적당했으며 방향도 남향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적당했기에 다음주 월요일에 계약을 하겠다고 하고서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집 주변의 여건을 보기 위해 지도를 찾아봤는데 아무리 봐도 남향이 아니라 북서향의 집이었습니다. 마침 집을 보러 갔던 날 비가 오고 있었기 때문에 향방을 정확히 알 수 없었는데 같이 갔던 직원분이 남향이라기에 그런 줄 알고 계약을 하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전화를 걸어 향방을 확인하니 서향이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지도로는 북서향이 분명했지만 어차피 계약할 상황이 아니었기에 향방의 문제로 어렵겠다고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정말 허탈한 마음에 힘이 빠졌습니다. 집을 보러 갔다가 아무 성과를 못 얻고 돌아올 때도 그렇지만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포기해야 할 상황이 생길 때는 아쉬움과 허탈함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마음이 더 조급해지기도 하고 집을 찾는 기준이 변하기도 합니다. 그 동안 전셋집을 구할 때와는 다른 요소들과 다른 감정들이 마음을 어지럽힙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이 원하는 집과 조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이러한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밀려드는 상실감이나 허탈함에서 벗어나 원하는 삶의 터전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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