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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살이/내 집을 찾아서

08 아파트 2

by +소금 2014.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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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아파트 2






9월에 이사를 하고 나서 며칠이 지나지 않아 보일러가 있는 베란다 쪽에서 이상하게 자꾸 가스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계약서를 쓰고 잔금을 치르기 전에도 가끔 이런 냄새를 맡았던 지라 잔금을 치르면서 집주인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집주인 말이 그쪽 베란다에 붙박이로 있던 김치 냉장고 밑으로 김치를 흘린 적이 있는데 그 냄새일 거라고 하기에 그런가 보다 하고 별 대수롭지 않은 일로 넘겨버렸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고 2주가 지나도 그 냄새가 사라지지 않기에 김치 냉장고의 밑을 열어서 보았는데 정작 그곳에서는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이상하게 생각하며 3주가 지나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분무기에 비눗물을 만들어서 보일러 배관 전체에 뿌렸고 또 가스 계량기 쪽의 배관까지 비눗물을 뿌렸는데도 가스가 새는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침만 되면 여지없이 느껴지는 가스 냄새에 일주일이 지난 후 다시 세심하게 비눗물을 뿌려가며 찬찬히 보아도 보일러나 배관에서는 가스가 새는 증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계량기 배관이 아니라 계량기 전체에 비눗물을 뿌렸더니 계량기 몸체에서 가스가 새고 있었습니다. 즉시로 환기를 시키고 계량기로 들어가는 밸브를 잠그고 도시가스 회사에 전화를 걸어 계량이 몸체에서 가스가 새고 있다고 하니 접수를 받고 그날로 기사분이 출장을 오셨는데 계량기 몸체에서 가스가 새는 것을 보시고는 자기가 오랫동안 이 일을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어떻게 저 부분에서 새는 것을 발견하셨냐고 신기해하면서 바로 교체를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첫 겨울을 맞이했는데 2012년의 겨울은 정말 무척이나 추운 해였습니다. 이전에 살던 집보다 단열도 잘 되어 있었고 베란다도 있어서 상대적으로 덜 추웠지만 그 해의 겨울 추위는 감당하기 어려운 데다가 넓은 평수를 얻었기에 지불해야 하는 난방비가 엄청났습니다. 이전에는 전기세를 7만원 이상 내본 적이 없었는데 전기세만 15만원이 넘었고 도시가스 요금도 30만 원 가까이 내야 했습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아내 탓에 불을 열심히 땐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절약을 하겠다고 보일러를 껐다 켰다 했던 것이 많은 요금을 냈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 집에서 사는 동안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윗집에 사는 분들이 조용한 분들이라 층간 소음으로 고통받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신 새로 이사온 어느 집에선가 아침 저녁으로 올라오는 담배연기 때문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관리비도 그렇고 담배 냄새도 그렇고 역시 공동주택의 한계는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2013년과 14년에 접어들었지만 전셋값은 점점 올라가고 있었고 보나마나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다음이나 네이버의 부동산 정보를 검색해보니 그 아파트의 전세가 거의 1억 5천에서 8천까지 형성되고 있었습니다. 

사실 아파트에 들어갈 때만 하더라도 하도 이사다니는 것이 지겹고 몸도 좋지 않아 그 집에서 오래 살 생각으로 장판이나 도배도 싹 바꾸고 들어갔는데 제 희망과는 달리 이사를 가야 하나 걱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014년 2월이 되어서는 전세 가격이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또다시 전세로 이사를 가야 하나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면서 부동산 포털사이트를 통해 이곳 저곳 전세를 살펴보다가 차라리 지방으로 귀촌을 해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어머니는 두말할 나위 없이 좋다고 하시고 아내는 시골살이를 썩 내켜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거부도 아니어서 그때부터 서서히 귀촌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40세에 고향인 서울을 떠나 김포로 내려갔을 때는 그나마 서울과 가깝고 과거에 직장을 다녔던 인연이 있어서 김포 지리도 잘 알고 있었기에 거부감 없이 이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포에서 한 5~8년 살고 나서 강화 쪽으로 귀촌을 할까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다른 지방으로 가고자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이북 분이시고 어머니는 충남 예산 분이셨지만 어머니도 고향을 떠나오신 지 60년이 가까워오고 있기 때문에 정말 지방에는 아무런 연고도, 인연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오직 의지할 것이라고는 부동산 포털뿐이었기에 인터넷 정보로 귀촌할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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