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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냥남매/겨울에 온 손님

길손이2

by +소금 2017.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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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손이2



길손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난지 얼마 되지 않아 길손이와 거의 비슷하게 생긴 노랑이가 길냥이 급식소에 나타났습니다녀석은 어느 날인가 밭의 위쪽 산을 통해서 서서히 밭으로 걸어내려 왔고 녀석은 정말 넉살이 좋아서 방실방실거리는 표정으로 고양이 식당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길손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성격은 길손이 보다 너무 사교성이 좋았습니다우리에게 나타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제 차 옆에 다소곳이 앉아 눈뽀뽀를 날려주던 녀석이었습니다그러한 녀석의 태도에 길손이1보다 더 친근함을 느꼈고 초동이만 아니었다면 녀석을 집에 들이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가는 녀석이었습니다그래서 녀석의 이름을 길손이2로 부르다가 어차피 길손이1이 죽고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냥 길손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눈뽀뽀하는 길손이2


그런데 이름을 길손이라 불러서 그런 걸까요첫 번째 길손이는 병아리들을 헤쳤다가 독살을 당했는데 두 번째 길손이는 그만 초동이 아빠를 만나 쫓겨나고 말았습니다어느 날 저녁엔가 고양이들끼리 심하게 싸우는 소리가 들렸고 다음날 아침 고양이 식당 앞에는 길손이의 것으로 보이는 털들과 초동이 아빠의 것으로 보이는 털들이 뽑혀져 있었습니다그래서 영역 다툼이 일어난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사실 그 동안 녀석들이 서로 마추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 텐데 그날 그렇게 심하게 다툰 이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길손이2도 그날 이후로 다시는 만나지 못했습니다가끔은 읍내에서라도 마주칠까 하여 녀석과 닮은 녀석이 있으면 유심히 살펴보고는 했는데 녀석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고 이제는 사진을 통해서만 가끔씩 녀석을 추억하고는 합니다.


남편과 마주보고 있는 길손이2

눈뽀뽀 주고받는 사이에요.


이때는 길손이뿐 아니라 초동이 아빠하고도 꽤 친해진 터라 초동이 아빠도 저를 보면 도망가지 않을 정도는 되었고 밥도 편히 먹고 제 텃밭 부지에서 편히 쉬다 가는 상황이었습니다그래도 두 녀석의 세력 다툼으로 인해 길손이가 밀려나게 된 것을 참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서로 잘 지내던 녀석들이 그렇게 갑작스럽게 싸우게 된 이유를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초동이 동생들이 태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길냥이 식당에 남매 새끼 고양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한 녀석은 노랑이였고 다른 녀석은 삼색이로 자기 엄마와 비슷한 털 모양을 한 녀석이었습니다그리고 이 녀석들과는 시간차를 두고 나타난 더 어린 고양이도 있었는데 그녀석도 분명 한 배에서 태어난 것 같은데 남매는 매일 같이 다니는 반면 더 작고 어린 녀석은 늘 혼자 나타나 슬쩍 밥만 먹고 사라졌고 그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이지 않게 된 녀석입니다.   


혼자 다니던 어린 고양이


어찌되었건 초동이 아빠가 길손이를 몰아낸 것은 이 녀석들의 영역을 확보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그 덕에 녀석들은 우리 밭을 자기들 놀이터 삼아 뛰댕기며 놀기도 하고 사냥 연습도 하면서 그렇게 겨울이 지나기까지 우리 길냥이 식당의 주요 고객이 되어주셨습니다
 
냥이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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