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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냥남매/겨울에 온 손님

입양비 & 양육비 & 이별선물

by +소금 2017.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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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양비 & 양육비 & 이별선물



기획입양사기 행각을 벌였던 부부사기단 녀석들은 그 뒤로도 우리집 고양이 식당의 주요 고객이 되었고 초동이 아빠 녀석하고는 자주 마주치면서 녀석도 경계를 풀고 저를 봐도 도망도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그렇게 녀석과는 조금씩 가까워지게 되었고 녀석도 제가 있든 없든 일정 거리만 유지되면 편히 앉아 마당에서 쉬다 가고는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시 저는 계속해서 밭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그날도 땅을 평평하게 하고 돌들을 골라내려고 밭으로 가보니 땅바닥 한가운데 웬 쥐 한 마리가 죽어 있었습니다집 주변에 동물들이 많으니까 어쩌다 우리 밭에서 죽음을 맞이했나보다 하며 아무런 생각 없이 가까운 곳에다 묻어주고 그냥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그리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쯤 이번에는 웬 산비둘기 한 마리가 밭 한가운데 죽어 있었습니다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상처도 없었는데 밭 한가운데 죽어 있는 녀석을 보며 동네에 우리 텃밭에서 죽어야 하는 전염병이라도 퍼졌나 아니면 우리집 텃밭이 소문난 명당 자리라도 되나 의아해 하며 녀석도 부근의 산에다 묻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쥐가 죽어있던 그 자리에 그리고 첫 번째 비둘기가 죽어있던 그 자리에 또 다른 비둘기가 죽어 있었습니다그제서야 그것이 초동이 아빠가 주는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그 세 번의 선물은 초동이의 입양비와 양육비였고 그리고 곧 이 지역을 떠난다는 작별 선물이었던 것입니다그때는 초동이 다음으로 태어난 새끼들을 데리고 고양이 식당을 이용할 때였는데 녀석들이 어느 정도 커서 독립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자 고양이 식당을 새끼들에게 물려주면서 마치 제게 지 자식들을 부탁하듯 선물로 쥐와 비둘기를 사냥해다가 놓았던 것입니다사실 녀석이 언제 우리집을 떠났는지는 잘 모르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보이지 않더니 새끼들만 사료를 먹으러 오고 정작 부모냥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읍내에 있는 하나로마트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렸는데 그 앞에 초동이 아빠 녀석이 어슬렁 걸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우리집에서 읍내까지는 7km가 넘는 거리였는데 녀석은 그 먼 거리로 거주지를 옮겼던 것입니다무척이나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는데 녀석도 저를 알아보는 눈치였고 그제서야 녀석이 영역을 자기 새끼들에게 넘기고 읍내로 이사를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읍내에는 고양이도 많고 먹을 것도 별로 없는 탓에 환경이 우리집보다 좋지 않습니다그런데도 그렇게 자주 보이던 녀석들이 보이지 않고 갑자기 사라진 것은 역시 영역을 양보한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고 고양이의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어 나름 감동도 되고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제 밭에 있었던 쥐와 비둘기는 녀석의 선물이 분명했고 저는 그것이 초동이의 입양비와 초동이와 초동이 동생들을 위한 양육비이며 또 제게 작별을 고하는 이별 선물이었다는 사실을 확신하면서 읍내를 어슬렁거리며 멀어져 가는 녀석의 뒷모습을 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생쥐 한 마리비둘기 두 마리로는 택도 없어가서 더 잡아와!”
그러나 녀석은 제 소리는 들은척만척하며 읍내의 뒷골목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냥이 주인



길냥이들을 보고 있는 가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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