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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냥남매/겨울에 온 손님

초동아 미안해

by +소금 2017.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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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동아 미안해



초동이를 입양하고 1년이 지나도록 녀석은 묵언 수행을 하는 것처럼 늘 조용했는데 어느 날부턴가 엄청난 수다를 떠는 고양이로 변신해서 수다쟁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는데 그 수다의 원인을 한참이 지나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귀촌을 하기 전부터 가을이에게 오랜 기간 동안 갖은 노력을 동원해서 사람 변기에서 용변을 보는 훈련을 하고 있었고 훈련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습니다그러던 차에 초동이를 입양하게 되었고 초동이에게도 변기훈련을 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을이도 처음부터 다시 변기 훈련을 해야만 했습니다
변기훈련의 첫 단계는 바닥에 사람변기 모양의 화장실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변기에 고양이 화장실을 얹어 올라가서 용변을 보게 한 후 세 번째로 구멍을 작게 시작해서 점점 늘려가면서 사람 변기에서 용변을 보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이 훈련 중에 가장 어려운 단계가 바닥에서 사람의 변기 위로 올리는 과정인데 이때 고양이들이 용변테러를 하거나 변기훈련을 포기하기도 합니다가을이도 이때 화장실 타일 바닥에 용변을 본 적이 한 번 있었지만 그 뒤에는 테러 없이 잘 따라주었습니다초동이 역시 이 과정에서 제 침대에다 용변테러를 했지만 차츰 변기에 적응해 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녀석의 수다가 시작된 것도 변기훈련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는데 그때는 미처 변기에 대한 불만으로 시끄럽게 떠드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초동이 입장에서는 화장실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댄 것이었는데 멍청한 집사부부는 녀석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한 채 수다와 화장실을 별개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조금만 빨리 깨달았더라도 지금과 같은 후회는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멍청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하더니 제가 딱 그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화장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초동이 녀석은 최대한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용변을 참다가 마지못해 변기에 올라가서 볼일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그러다 보니 녀석의 전립선에 무리가 생기게 되었고 어느 날 녀석은 소변은 보지 못하고 화장실만 들락거리며 고통스러운듯 소리를 질러댔습니다이날 우리는 초동이의 수다라고 착각했던 것이 초동이의 비명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그것을 깨닫게 된 순간 녀석을 향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결단을 내려 그 동안 해오던 변기훈련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간 들인 시간과 돈이 무척이나 아깝기는 했지만 녀석이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중단했을 텐데 녀석의 수다를 비명으로 뒤늦게 인식하고 나서야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습니다그리고 그날로 거금을 주고 산 고양이 변기훈련기를 버리고 가을이초동이에게 1개씩 새로운 화장실을 배급하고 까다로우신 초동이의 취향에 맞는 모래를 찾기 위해 또 거금을 희생하고 나서야 맘에 드는 화장실을 꾸며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고양이의 용변을 음식물 쓰레기장에 같이 모아 퇴비로 활용하는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냈고 고양이 똥 퇴비의 창시자로 이름을 날리는 거창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냥이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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