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손이2



길손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난지 얼마 되지 않아 길손이와 거의 비슷하게 생긴 노랑이가 길냥이 급식소에 나타났습니다녀석은 어느 날인가 밭의 위쪽 산을 통해서 서서히 밭으로 걸어내려 왔고 녀석은 정말 넉살이 좋아서 방실방실거리는 표정으로 고양이 식당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길손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성격은 길손이 보다 너무 사교성이 좋았습니다우리에게 나타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제 차 옆에 다소곳이 앉아 눈뽀뽀를 날려주던 녀석이었습니다그러한 녀석의 태도에 길손이1보다 더 친근함을 느꼈고 초동이만 아니었다면 녀석을 집에 들이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가는 녀석이었습니다그래서 녀석의 이름을 길손이2로 부르다가 어차피 길손이1이 죽고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냥 길손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눈뽀뽀하는 길손이2


그런데 이름을 길손이라 불러서 그런 걸까요첫 번째 길손이는 병아리들을 헤쳤다가 독살을 당했는데 두 번째 길손이는 그만 초동이 아빠를 만나 쫓겨나고 말았습니다어느 날 저녁엔가 고양이들끼리 심하게 싸우는 소리가 들렸고 다음날 아침 고양이 식당 앞에는 길손이의 것으로 보이는 털들과 초동이 아빠의 것으로 보이는 털들이 뽑혀져 있었습니다그래서 영역 다툼이 일어난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사실 그 동안 녀석들이 서로 마추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 텐데 그날 그렇게 심하게 다툰 이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길손이2도 그날 이후로 다시는 만나지 못했습니다가끔은 읍내에서라도 마주칠까 하여 녀석과 닮은 녀석이 있으면 유심히 살펴보고는 했는데 녀석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고 이제는 사진을 통해서만 가끔씩 녀석을 추억하고는 합니다.


남편과 마주보고 있는 길손이2

눈뽀뽀 주고받는 사이에요.


이때는 길손이뿐 아니라 초동이 아빠하고도 꽤 친해진 터라 초동이 아빠도 저를 보면 도망가지 않을 정도는 되었고 밥도 편히 먹고 제 텃밭 부지에서 편히 쉬다 가는 상황이었습니다그래도 두 녀석의 세력 다툼으로 인해 길손이가 밀려나게 된 것을 참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서로 잘 지내던 녀석들이 그렇게 갑작스럽게 싸우게 된 이유를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초동이 동생들이 태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길냥이 식당에 남매 새끼 고양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한 녀석은 노랑이였고 다른 녀석은 삼색이로 자기 엄마와 비슷한 털 모양을 한 녀석이었습니다그리고 이 녀석들과는 시간차를 두고 나타난 더 어린 고양이도 있었는데 그녀석도 분명 한 배에서 태어난 것 같은데 남매는 매일 같이 다니는 반면 더 작고 어린 녀석은 늘 혼자 나타나 슬쩍 밥만 먹고 사라졌고 그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이지 않게 된 녀석입니다.   


혼자 다니던 어린 고양이


어찌되었건 초동이 아빠가 길손이를 몰아낸 것은 이 녀석들의 영역을 확보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그 덕에 녀석들은 우리 밭을 자기들 놀이터 삼아 뛰댕기며 놀기도 하고 사냥 연습도 하면서 그렇게 겨울이 지나기까지 우리 길냥이 식당의 주요 고객이 되어주셨습니다
 
냥이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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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fudd.kr BlogIcon 첼시♬ 2017.08.02 07:46 신고

    아이고 예쁘니들!
    길손이2가 쫓겨난 건 안타깝지만, 초동이 동생들 영역을 생각하면 또 어쩔 수 없네요. ㅠㅠ
    아깽이들 보면서 귀엽다 예쁘다 하고 있으니 후추가 노트북 앞에 와서 앉아버렸어요. 눈치가 ㄷㄷㄷㄷㄷ

    • Favicon of http://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7.08.03 11:30 신고

      ㅋㅋㅋ 후추가 눈치가 백단이네요~ㅎㅎㅎ
      동생 들이면 시샘이~~ㅋㅋ
      길냥이들의 생활방식이 그러니 안타까워요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사이좋게 나눠먹음 참 좋을 텐데요..

  2. 날으는 고양이 2017.08.02 10:57 신고

    아...길손이2 가 눈뽀뽀 날리는 거 보니..그렇게 이뻐보일 수가 없네요~^^ 이제 안나타난다니..너무 안타까워요. 자기네들 룰이 있는거니까 어쩔 수 없긴 하지만..어디선가 무사히 잘 있길 바래봅니다. ^^

    • Favicon of http://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7.08.03 11:31 신고

      거쳐간 길냥이들이 꽤 되는데 길손이2는 더 짠했어요.. ㅜㅜ
      막연히 잘 있겠거니 저도 생각은 하는데 궁금해요...
      영역동물이라 어쩔 수 없긴 해요..

  3. 루리 2017.08.02 13:55 신고

    아직까지 우리나라 길고양이들을 보면 "지난한 삶"이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요.
    오늘은 불현 듯 초동이의 형제들과 부모 그리고 이웃과 비교해 본다면
    초동이는 금수저 고양이가 되었구나 싶습니다.^^

    그나마 그 곳의 고양이들에게는 소금님같은 분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 Favicon of http://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7.08.03 11:36 신고

      마자요.. 아직 우리나라 길냥이들은 힘든 삶을 살고 있어요.. ㅜㅜ
      인식이 많이 바뀐거지만 아직 먼 것 같아요..
      여러 길냥이 중에 초동이가 저희 집으로 온 건 정말 묘연인가봐요~ㅎㅎ
      초동이도 금수저 물었다고 생각해주면 좋을 텐데요~ㅋㅋㅋ

  4. Sane 2017.08.04 15:51 신고

    길손이들 보다가 나온 가을이 발라당에 심쿵하고 갑니다 ㅋㅋ

    • Favicon of http://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7.08.06 19:50 신고

      ㅎㅎㅎ 제 앞에서 발라당하고 애교부리는데 갑자기 초동이가 나타났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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