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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할머니 1주기 추모했어요

by +소금 2014.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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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할머니 1주기 추모했어요






* 현충원의 봄 *


아래 사진들은 4월 초에 친구와 꽃구경하러 현충원에 가서 찍은 것들이에요..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져서 꽃들이 이미 다 핀 후 져가고 있더라구요..





이쁜 꽃시계에요~







한번 쭉 둘러보고나서는 돗자리 깔고 앉아 수다삼매경에 빠졌답니다.. 오랜만에 돗자리에 앉으니 넘 좋더라구요~ ^^




* 할머니 추도식 *


어제는 저희 할머니 첫 기일이었어요.. 벌써 1년이 지났다니 시간이 참 빨라요...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6.25때 전사하셨는데요, 유골이 없어서 현충원에 비석 대신 위패가 봉안되었어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는 부부 위패에 같이 봉안되었구요..




부부 위패에 이렇게 두분의 이름이 적혀 있어요..



위패 주변으로 화병이 많은데 이건 현충원 쪽에서 작년에 돌아가셨을 때 해준 건가봐요..

일 년 사이 꽃이 많이 바랬어요..



화병이 맘에 안 든다고 어제 저희 친정 아버지께서 따로 마련해오셨어요.. 



조화지만 새 꽃이라 이쁘더라구요.. 


위패 앞에서 추도예배를 드리고 친정 엄마가 준비해오신 도시락을 친척들과 맛있게 먹고 헤어졌는데요..

추도예배 때 친정 아버지께서 할머니를 생각하며 써오신 글을 저희 남편이 읽는데 할머니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더라구요.

할머니께서는 돌아가시기 7-8년 전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저희 친정에 계셨는데요 그래서인지 저희 아버지께서 할머니를 많이 그리워하세요..

그 글을 남기고 싶어 적어보았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오숙영 권사님


자식들 끼니 안 굶기려고 뙤약볕에서 김매시는 모습..

공장에서 무거운 약병을 씻고 나르시는 모습..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복숭아 밭에서 일하실 때 막내를 등에 업고 젖을 먹이러 가면 밭주인 눈치 살피며 빨리 먹이시고는 얼른 나가라 등 

떠미시면서 행여 남의 복숭아에 손 댈까 불안해하시고 안쓰러워하시던 어머니의 모습..

학교에서 월사금 못 내 쫓겨왔을 때 베갯잇 적시며 한없이 우시던 어머니..

철이 없던 꼬마시절남의 밭에서 오이 한 개 따먹었다고 너는 에비 없어서 그런 짓 하면 안된다며 문고리에 두 손 묶고 매질하시고 가슴 

아파하시던 어머니..

어머니 덕에 올바로 자라 제 자식들도 올바로 키웠습니다.

그리고 더욱 아팠던 것은 넷째 아들이 교통사고로 수술에 재수술 거듭할 때 군에서 휴가 나와보니 괴로워하는 막내 아들 손잡고 더 슬퍼

하시며 통곡하실 때 그 메어지고 찢어지는 가슴을 무엇으로 표현하겠습니까?

자식들 다 키워서 없는 살림에 하나하나 결혼시킬 때 마음 고생도 많이 하셨지요.

어머니 죄송합니다용서하세요.

좀 더 효도하고 싶었는데 하늘 나라에 가신 어머니..

이제 편히 하늘에서 아버지 만나 아이들 키우느라 고생했다고괴로움 속에서도 한번도 끼니를 거르게 하지 않았다고수고했노라고 위안

받으시며 먼저 가신 친구 권사님들 만나 행복한 하늘나라 삶을 사세요..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어머니우리 어머니천국에서 저희들을 지켜봐주세요.

 

둘째 아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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