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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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냥남매/가을에 온 손님

중성화

 

 

 

 

서로 다른 동상이몽 속에 그날 밤(http://salt418.tistory.com/588 참조)을 보낸 우리는 다음날 오전이 되어서 부리나케 가을이를 이동장에 넣어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은 건강해진 가을이를 반기시면서 중성화 수술에 대해서 설명을 하셨습니다.
어차피 중성화에 대한 결정은 하고 간 터라 별다른 상의 없이 가을이를 입원시키고 돌아왔습니다.
선생님은 수술하고 나서 혹시 모르니 하루 입원하라고 하셔서 말씀대로 다음 날 가을이를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가을이의 하얀 배의 털을 밀어버린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면서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녀석의 목에는 배를 핥지 못하도록 넥칼라를 씌웠는데 그걸 해놓지 않으면 고양이들은 자기 배의 실밥을 자기 스스로 뽑아버리기 때문에 실밥을 뽑을 때까지 반드시 씌워야 한다고 해서 2일 정도 씌워뒀습니다.


 

 



그런데 녀석이 너무나 불편해하고 활동하는데도 너무 지장이 많은 탓에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환묘복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까지 사자고 하기는 미안했는지 아내는 안 쓰는 손수건으로 임시 환묘복을 만들어야겠다며 손수건을 이리저리 손질하더니 사진에서처럼 우스꽝스러운 가을이의 환묘복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덕에 가을이는 거추장스러운 넥칼라에서 해방될 수 있었고 녀석의 표정에서도 이전보다 훨씬 자유롭고 편안함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가을의 그런 모습이 보기 안쓰러웠는지 어머니의 관심은 그때부터 더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는 자신의 발치에서 어슬렁거리거나 발라당 눕는 것만 지켜보시던 어머니께서는 가을이를 주기 위해 사뒀던 간식을 하나 가져오시더니 가을에게 먹이려고 시도를 하셨습니다.
끔찍이나 고양이를 싫어하던 어머니가 마음을 여신 뒤 적극적으로 가을이에게 다가온 때는 이때가 처음입니다.

 

 

 

 

 

정말 가을이를 입양하고 나서 바로 범백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하고, 통원치료해서 완전히 나은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중성화 수술을 하느라 정신 없이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우리도 그러했겠지만 녀석도 환경이 바뀌자마자 병원을 들락날락 거리면서 정신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녀석은 우리집에 참 잘 적응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실밥을 뽑는 날까지 별 탈없이 잘 지낼 줄 알았는데 환묘복을 입혀놔서 미처 몰랐던 가을이의 배 상태는 수술부위에 물이 차 올라 볼록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정작 실밥을 뽑으러 간 날 실밥을 뽑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물이 배로 흡수될 거라 하시면서 일주일 뒤에 실밥을 뽑자고 하셨습니다.
그 덕에 가을이는 환묘복을 일주일이나 더 입고 지내야 했고 약도 며칠 더 먹어야 했으며 우리 역시 녀석의 배에 찬 물이 흡수되기만을 바라며 일주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이 되어도 배의 물은 잘 흡수가 안 되었고 아주 한참이 지나고 나서 물은 없어졌지만 물이 차 늘어졌던 배는 줄어들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녀석은 임신한 고양이 마냥 축 늘어진 뱃가죽을 덜렁거리며 돌아다니게 되었고 녀석의 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봐야만 했습니다.

 

 

 

- 냥이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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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양 환묘복이 얼마나 예쁘고 잘 어울리고 유니크한 지 모르시는군요?
    저 멋있는 걸 같지도 않다시니~ @@

    여자아이들은 이런 게 힘들어요, 중성화 과정과 게다가 비용까지
    축 늘어져 혀 내밀고 있는 게 딱해 죽겠어요.

    가을이 동생은 남자아이로~
    울 머스마들 수술 끝나고 3분만에 깨서 소리 바락바락 지르고
    집에오니 밥 처묵처묵하고 뛰어다니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물론 문제 없이 회복 된 거죠~^^
    (마취약 덜 쓰고 재빠르게 수술 하시는 수의사 찾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 어흑~ 환묘복 이쁘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엉엉~
      정말 생각보다 많이 힘들더라구요.. 수술도 회복도 넘 힘들었어요..
      정말 둘째는 필히 남아로 들이고 싶어요~~ ^^

  • 그 모든 걸 잘 참아준 가을이가 대견스럽네요.
    그러니 더 소중하고 예쁘겠어요.덥지만 행복한 주말 되세요.^^

    • 정말 그 어린 나이에 큰 수술을 견뎌내줘서 넘 고마워요~
      고생 많이 해서 밥을 제한 없이 줬더니 지금은 비만이..ㅋㅋ

  • 우리 가을이 중성화수술로 많이 힘들었겠어요~
    그래도 잘 적응해줘서 너무 대견하고 고맙네요^^

    • 네에~~ 전신마취까지 한 큰 수술이었는데 잘 견뎌내줬어요~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더라구요..
      고맙습니다~ 귀여운걸님~ ^^

  • 아~~~저 옷이 환묘복이었던 것이었군요...아.. 몰랐어요!
    정말 예쁘게 잘 어울리는 옷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괭인님의 그림 속에 등장했던 옷이지요???
    게다가 소금님이 만드셨다니! 우와~~~정말 예뻐요~!

    • 흐흐~ 맞아요~ 그 그림 속 옷이에요~ㅎ
      손수건에 구멍 4개 뚫은 거에요~~ㅋㅋ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ㅎㅎ

  • 넥칼라보다 환묘복이 더 나아 보여요~
    게다가 꽃무늬 원피스 같아서 잘 어울려요ㅎㅎㅎ
    그나저나 늘어났던 뱃가죽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나요'ㅁ'??

    • 아뇨..ㅜㅜ 그 뱃가죽이 요새 늘어진 뱃살의 원인이에요.. ㅠㅠ
      조금 빠져서 뱃가죽 속 지방은 줄었는데 늘어진 건 그대로라 가죽만 출렁거려요..ㅜㅜ
      아가씨 배가 저래서야... ㅡ.ㅡ

  • 인생에 큰 수술이네요 ㄷㄷ
    그런데 저 옷은 아파서 입는 것이지만,
    꽤나 소녀 같고 잘어울리네요 ^^

    • 고양이 인생에선 아마 젤 큰 수술일거에요~ 전신마취까지 하니까요..
      다행히 환묘복이 어울리죠~? ㅎㅎ 가을이가 은근 분홍색과 자주색이 잘 받더라구요~~ㅋㅋㅋ

  • 에고.. 가을이가 어른이 되느라구 고생이 많구나..
    근데 가을이와 같은 옷을 입은 아이들이 저 넥칼라를 더 못 견뎌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가을이는 우리 아망이만큼은 아닌가 봐요.
    우리 아망이는 대단했어요. 넥칼라에 완전 집착해서 그거 어찌 뺴내보겠다고..
    그래서 결국 하루도 못하고 뺐답니다. 애가 지레 병 걸릴 것 같은 걱정에..

    근데 가을이가 중성화 수술하고 그런 후유증을 겪는군요..
    여아들이 참 힘들어요.. 그런 고생까지 더 하고..
    환묘복을 다 만들어 입히셨네요.
    증명 사진 찍듯이 환묘복 입고 침대 위에 똑바로 앉아있는 가을이 보는 순간 너무 귀여워서 막 웃었는데 그 아랫 글 읽으며 급걱정이..
    아랫 사진은 환묘복 지금 벗은 건가요?

    • 어머 아망이도 그랬군요.. 가을이도 첨에는 그거 빼보겠다고 안간힘 쓰는데 안됐더라구요..
      몇 시간 지나니 나아지긴 했는데 워낙 어릴 때-4개월-수술을 해서 몸이 작은데 그걸 끼니 너무 불편해 하더라구요..

      정말 고생많이 했어요.. 지켜보는데 더 맘이 아프더라구요..ㅠㅠ
      맨 아래 사진은 실밥 뽑은 직후에요~ 다른 데보다 배를 길게 째더라구요.. 흉터가 그래서 길어요..
      그래도 잘 견디고 지금 건강해서 넘 감사해요~ ^^ 늘어진 배만 빼면요~~ㅋ 제한 급식 후 뱃살이 좀 빠졋는데도 뱃가죽은 그대로에요.. ㅜㅜ

  • 에궁...가을이 너무 안쓰러워 보여요...ㅠㅠ
    표정 보니 울 거 같아요 ㅠㅠ;;;

    • 정말 보는 저도 넘 안쓰러웠어요.. 밥도 잘 안 먹고 쭈그리고 잠만 자는데 짠하더라구요.. 넘 어려서 발정기가 오는 바람에 어린 나이에 고생했어요~
      그래도 그 시간을 잘 견뎌내줘서 넘 고맙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