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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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냥남매/가을에 온 손님

호기심

 

 

 

 

 

 

 

사실 고양이에 대한 관심은 제 아내가 먼저 갖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아내는 고양이 사진이나 고양이 사이트를 웹서핑하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인터넷을 이리저리 다니다가 어쩌다 고양이 사진을 보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 '고양이에게'라는 스노우캣 작가가 쓴 책을 구매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고양이에 대한 편견만 버렸을 뿐이지 아직 고양이에 대한 확실한 호감을 가지지는 못한 상태였기에 쓸데없는데 돈 쓴다는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내는 계속해서 고양이에 대한 관심과 애정만 키워가고 있었고 시어머니가 고양이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탓에 언감생심 고양이를 키울 생각을 하지도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동네 길 고양이에게 간식을 주는 일이었나 봅니다.
처음에는 저도 알지 못했는데 슈퍼에서 파는 작은 소시지를 사서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길에서 고양이들을 만나면 하나씩 까서 주었던 모양입니다.
어느 날 아내의 핸드백 속에서 작은 소시지를 발견했는데 저는 그것을 고양이에게 주기 위해 산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아내가 먹으려고 산 것인 줄 알았습니다.
제 아내는 소시지나 햄과 같은 것들을 무척이나 좋아하기 때문에 으레 본인이 먹으려고 샀으려니 생각을 한 것인데 소시지가 좀 싸구려틱(?)해서 기왕이면 좀 좋은 것을 사먹지 그랬냐고 말을 건넸습니다.
그랬더니 자신이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집에서 사무실로 나오다가 중간에 만나는 고양이들이 있으면 소시지를 까서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깊구나 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말에 의하면 고양이들에게 소시지를 줄 때마다 그것을 즉시 받아 먹는 고양이들은 거의 없었고 고양이들에게 소시지를 주고 나서 멀찍이 떨어지면 그때 비로소 슬금슬금 다가와서 허겁지겁 소시지를 먹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아내의 마음에는 고양이들에게 사료라도 사서 주고 싶은데 고양이 사료를 산다고 하면 저한테 잔소리 들을 걱정에 그저 소시지라도 사서 고양이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평상시 아내는 저와 둘이 걸어갈 때는 고양이들을 만나더라도 그냥 불러볼 뿐 소시지를 주지는 않았었는데 제게 소시지를 들킨 이후로는 둘이 걸어가다가 고양이들을 만나게 되면 거리낌없이 소시지를 꺼내주곤 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때쯤엔 고양이에 대한 편견은 많이 사라진 상태였고 한두 번 고양이들이 소시지를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이 삭막한 도시 속에서 먹고 살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고양이들만 불쌍하냐 고양이 만큼이나 불쌍한 사람들도 많다고 하면서 고양이들을 불쌍히 여기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기도 하십니다.
물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고 또 자주 그런 말들을 했었습니다.
물론 사람이 고양이보다 귀중합니다.
다만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사랑 받고, 관심 받고, 대접 받아야 하듯이 고양이나 다른 동물들 역시 관심 받고 사랑 받고 대접 받는 일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고양이나 동물들에 대해 좀더 관대한 마음을 갖게 된다면 나아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좀더 관대한 마음을 품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관심을 기울이면 그 상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좀더 관대한 마음을 품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 상대에 대해 이해심을 갖게 되면 상대에 대한 무조건적인 미움이나 혐오감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해심의 시작에는 바로 호기심에 있습니다.

 

- 냥이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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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저두 남집사 눈치 엄청봤어요.
    붓다들도 먹여살리기 힘든데 왜 길냥이까지 챙기냐고...처음엔 타박도 많이 받고...;;
    그냥 집앞에 오는 아이들만 주자고 설득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답니다. ^^;;
    가을이 부모님도 저희랑 비슷한가봐요. ^^

  • 가을이는 마치 꼬맹이의 데자뷰같아요.
    가을이를 볼 때 마다 꼬맹이의 몇 년 전 모습이 계속 떠오르니까요.^^

  • 릴리밸리 2013.03.31 1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이렇게 해서 가을이가 입양을 왔나 보네요.
    저도 동물은 싫어하는데 가을이는 너무 예뻐요.^^

  • 저는 시아버님 눈치 아직도 봐요^^
    그래도 이쁜 걸 어떻게 해요...
    밥을 안 주고 견딜 수가 없네요^^

    • 올리브나무님 캣맘이신가봐요.. ^^
      저도 가을이와 같이 살기 전보다 살고 난 이후 길냥이들이 더 이쁘고 더 안쓰럽고 그러더라구요..
      방문 감사드립니다~ 올리브나무님~ ^^

  • 냥이주인 2013.04.01 0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어머니도 고양이라면 아주 질색이셨는데 처음에는 자기 방에만 오지 말게 하라고 하시더니 요새는 가을이가 방에 안가면 찾으러 다니시네요 ~ 확실히 곁에 두고 자주 보면 인식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 저희 엄마도 고양이는 무섭고 싫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엄청 좋아하시죠~
    그냥 구박만 하지 말아주시길 바랐는데 이렇게 아껴주셔서 넘 좋아요;ㅁ;
    요 귀여운 생명체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니까요!

  • 저도 역시 처음에, 야옹군을 만나기 전에는 고양이들한테 관심도 없었고....
    루머들.. 이상한 소리만 듣고 고양이를 편견섞인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죠..
    물론 지금은 완전 아닙니다만..
    동물도 편히 살 수 없는 사회가 과연 사람이 맘놓고 살 수 있는 곳인가 싶네요~ 신랑분 말씀이 따뜻하네요~~^^

    • 네에~ 따뜻한 사람이에용~흐흐~ ^^*
      저도 고양이 완전 싫어했었는데 고양이 웹툰들을 보면서 편견과 선입견을 깨게 되었어요~ 편견이 깨지니까 오히려 넘 사랑스러워 보이더라구요~ ^^

  • 그나마 예전에 비해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아지고 있으니 다행인 것 같아요~
    인식의 변화란 천천히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겠지요^^

    • 마자요~ 요새는 고양이랑 사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나구요~
      쿠쿠양님 말씀처럼 인식의 변화가 어서 이루어졌음 좋겠어요~ ^^

  • 작은영혼 2013.04.01 2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냥이들에게 대한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지요
    동물따위가 사람보다 중요하냐는 말을 참 많이 듣는데..
    전 꿋꿋합니다!! 당당하거든요~ 정말 한번만이라도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면
    더 냥이들도 아름답게 살수 있을텐데 말이죠!!!
    그때가 오는날끼지 화이팅!!^^

    • 맞는 말씀입니다~~ 제 주변에도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넘 많아요.. ㅜㅜ 말로는 좀처럼 설득은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집 올 때마다 가을이의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어요~ ^^
      늘 홧팅요~~!! ^^

  • 제 여자친구는 지나가다 불쌍하다며 소시지를 사서 받칩니다.ㅋㅋ
    전, 사료를 사다가...가방에 넣고 다니는 편이...었죠.ㅎ

    • 여자친구분도 이쁜 마음을 가지셨네요~ ^^
      정말 길냥이에게 젤 좋은 먹이는 사료와 물인 것 같아요..
      들고다니기 쉽지는 않지만.. ^^

  • 진돗개도 길러보고 고양이는 함께 해보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고양이가 더 맞는 것 같아요. ^^;
    와서 다리 베고 잘 때가 젤 귀엽다는 ㅋ
    길냥이 들도 먹을거 주면 잘 따르죠 ㅎ
    길냥이 주제에 시크해서 경계는 게속 하지만요.
    그래도 집에 들어서면 오래사는데 길냥이들은 생명도 짧아서 불쌍해요 ㅠ.ㅠ

    • 저도 어릴 때 개 길렀는데 고양이가 훨씬 매력있고 사랑스러워요~~ ^^ 저희 가을인 아직 와서 다리 안 베줘요~~ ㅜㅜ 그런 날이 언제 올까요~~? ^^
      정말 길냥이들 수명이 2-3년이란 말 듣고 넘 놀랐어요~ 얼마나 살기가 힘들면.. 넘 안타까워요...정말..

  • 코멘트 타고 들어왔어요~~걍이 넘 구엽네요~ㅎㅎㅎ 울 걍이는 사료외에는 암것두 안먹긴 하네요~
    걍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가봐요~소세지를 사서 주시기까지~^^*

    • 고양이를 싫어하다가 편견이 깨지고 이뻐보이기 시작하면서 길냥이들이 넘 안타깝더라구요.. 사료는 매번 못줘도 소세지는 쉽게 줄 수 있어서 줬었어요~ ^^
      방문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