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길냥이




이 동네로 이사를 오고 처음 본 길냥이는 차를 타고 나가는 중에 동네 입구 길가에 서있던 성묘 고양이였습니다멀리서 본 탓에 털 색깔을 정확히 보지는 못했지만 올고등어 스타일의 어두운 색이었습니다그 녀석을 처음 보았을 때 시골에도 길고양이가 있기는 하구나 생각했습니다그때까지만 해도 읍내에 나가면 간혹 길고양이들을 보기는 했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이사간 지 꽤 되도록 길고양이들을 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밥먹는 초동이


초동이를 내쫓고 밥먹는 길손이



그 녀석을 목격한 이후로 조금씩 고양이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기 시작하자 이 동네 고양이들의 모습을 하나둘씩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두 번째로 보게 된 고양이는 노란색 치즈태비 고양이었는데 이 녀석이 초동이와 거의 같은 시기에 보게 된 녀석이었습니다이 녀석이 바로 초동이가 밥을 먹다가도 부리나케 도망가느라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없게 만든 장본인 아니장본묘였습니다우리집을 자주 왕래하는 녀석인지라 우리는 녀석에게 길손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사람을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고 일정 거리를 두는 녀석이었기에 마음이 가던 녀석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녀석은 건너 마을 마을회관에도 나타나서 먹을 것을 얻어 먹고 다니는 넉살 좋은 녀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녀석은 다음해 여름을 넘기지 못하고 운명을 다하게 되었습니다녀석의 최후를 보지는 못했지만 어머니가 동네 사람들을 통해 전해들은 바로는 우리집에서 가까운 이웃집에서 병아리들을 사다가 키우려고 했는데 그 병아리들을 길손이가 해쳤다는 이유로 쥐약을 놓아 그 쥐약을 먹고 죽었다는 것이었습니다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적잖은 문화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시골은 도심보다 사람이 적고 환경도 좋아서 도심의 고양이들 보다는 오래 살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실상 시골의 고양이들은 독극물에 의에 죽임을 당하거나 도로에서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길손이2



그렇게 길냥이 급식소를 시작하게 만들었던 초동이의 식탐 방해꾼 길손이는 이름처럼 잠깐 우리 곁을 스쳐 지나듯 떠나가버린 나그네가 되었습니다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길손이가 초동이의 밥을 자주 빼앗아 먹는 탓에 이를 불쌍하게 생각한 우리가 초등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한 것이었습니다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초동이를 그대로 두었다면 먹성 좋은 이 녀석도 동네 사람들이 놓은 쥐약을 먹고 길손이처럼 오래 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인생사만 새옹지마가 아니라 초동이 녀석에게도 새옹지마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된 것 같습니다.


초동이 아빠로 추정


우리는 초동이의 입양을 결정하고 녀석을 사로잡을 방법을 찾았는데 포획틀에 미끼를 매달아 놓으면 잡을 수 있다는 말에 인터넷으로 포획들을 주문해 놓고 녀석의 포획 작전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우리 생애 첫 고양이였던 가을이는 길에서 구조되어 임시 보호하고 있던 분들에게 입양을 한 터였기에 우리가 직접 구조를 가장한 포획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아무런 경험도 없고 앞으로 닥쳐올 일들이 어떠할지 알지 못한 채 그저 막연한 동정심과 안타까움으로 녀석을 사로잡았습니다그러나 사실상 우리가 사로잡힌 것이라는 사실을 해가 바뀌고 나서야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냥이주인




초동이를 내다보는 가을이

가을이와 마주보다 찍힌 초동이


우리집에 들어온 지 6일 된 날







+ 이메일 구독신청 +
아래에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주세요~

구독신청 후엔 메일인증 꼭 해주세요~!! ^^


구독 신청하는 방법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즐거운 냥남매 > 겨울에 온 손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다쟁이 초동이  (8) 2017.07.05
부서져버린 아내의 꿈  (12) 2017.06.28
기획 입양 사기  (10) 2017.06.21
에너자이저 초동이  (10) 2017.06.14
빠삐용 초동이  (14) 2017.06.07
초동이의 수감생활  (10) 2017.05.10
멘붕유발 초동이  (4) 2017.05.04
녀석의 이름은 초겨울  (8) 2017.04.26
우리동네 길냥이  (6) 2017.04.19
업둥이 길냥이  (14) 2017.04.12
겨울에 온 손님.. 초동이  (12) 2017.04.10
  1. 날으는 고양이 2017.04.19 10:18 신고

    시골은...도시보다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념도 좀 덜하지 않을까 싶네요. 따라서 길냥이나 길멍이에게도 좀 야박하지 않을까 싶구요.. 초동이 어렸을 적 사진 보니, 참 좋네요~^^ 어느 고냥이든, 아깽이 시절은 정말 진리인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7.04.20 14:05 신고

      마자요.. 말씀처럼 길에 사는 동물들을 소중한
      생명으로 보지는 않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대부분 연세가 많으시니 그렇기도 하구요..
      서울이나 시골이나 길아가들은 짠하기만 해요..
      아깽이 시절은 넘나 짧아서 더 이쁘고 더 아쉬운가봐요~ㅎㅎ

  2. Favicon of http://fudd.kr BlogIcon 첼시♬ 2017.04.19 21:43 신고

    오오오!! 다음 시리즈가 올라왔네요!!! +_+
    초동이 어릴 적 모습은 어쩜 그리도 후추 같은지 ㅋㅋㅋ 초동이 아깽이 시절 사진을 보니 새삼 정이 갑니다. ^_^
    길손이 사진도 종종 올려주셨던 기억이 나는데 그렇게 갔군요. ㅠㅠ

    • Favicon of http://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7.04.20 14:08 신고

      초동이와 후추는 어릴 때부터 닮았나봐요~ㅋㅋㅋ
      길손이가 그렇게 떠나고 맘이 넘 안 좋아서 이름은 안 지어주려고 했는데 또 계속 보면 이름을 지어주게 되네요.. ㅎㅎ

  3. 루리 2017.04.20 13:26 신고

    여기에 또 초동이의 애기시절이 있네요.^^
    비록 사진이지만 처음 봤을 때 초동이의 동그란 얼굴이 어쩌면 그리 귀엽던지요.
    초동이는 아빠고양이보다 잘 생긴 것 같아요.
    "우리가 사로잡힌 것을 깨달았다"는 표현이 ㅋㅋㅋㅋ 확 와닿습니다.
    밀당의 고수 초동이의 큰 그림이었던 거죠?

    • Favicon of http://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7.04.20 14:10 신고

      마자요~ 아빠보다 초동이가 더 이뻐요~ ㅎㅎ
      저는 첨에 초동이의 얼굴에 반했어요~ㅋㅋ 이런 외모지상주의... ㅡ.ㅡ;;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